긴급진단|쌀수급, 이대로 안심할 수 있나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기상재해 탓 수급여건 반전
올해 작황 부진 계속될 땐
2022년까지 불안 이어져

2020년 여름장마와 수확기 태풍 등 기상재해로 우리나라의 쌀수급 여건이 반전됐다. 매년 신곡 공급이 수요량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쌀 생산량이 350만7000톤으로 급감하면서 밥쌀용은 물론 가공용쌀 모두 수급불안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곡전문가들은 매년 농지가 감소 추세이고 기상재해 등에 따른 쌀생산 차질이 상존하는 만큼 생산단계에서부터 수확 후 관리로 이어지는 수급 안전장치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0년산 쌀 생산량 급감으로 촉발된 쌀수급 불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를 비롯 관련 업계는 올해 작황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벼 재배의향면적에 평년 단수를 적용할 경우 380만톤 생산이 예상돼 그나마 급한 불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예상치 못한 기상재해가 빈발하고 있어 하늘에 기댄 쌀생산 만으로 한계라는 게 양곡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올해 평년 작황보다 떨어질 경우 더욱 심각한 쌀 수급난이 2022년까지 이어질 수 있고, 미래에도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RPC 등 산지 양곡업체들의 원료곡 재고와 정부양곡 실태가 말해준다. 일선 RPC 관계자들은 “민간RPC들의 2020년산 벼 재고는 길어야 한 두 달 정도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전국의 농협재고량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11만톤 이상 감소해 빠듯하다”고 전한다.

정부양곡 또한 마찬가지 사정. 올 단경기까지 당초 계획했던 37만톤 공매가 마무리되면 정부양곡 국내산 쌀재고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시나리오긴 하지만 올해 신곡 수요량보다 생산량이 적을 경우 내년에 수급안전을 위한 밥쌀용 정부양곡은 올해보다 더욱 빠듯해 진다.

이에 따라 양곡전문가들은 쌀 수급안정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기적으론 단경기 산지 벼거래가 과열되지 않도록 전국 RPC의 재고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공개거래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또한 현행 쌀 저장시설이 대부분 상온보관 방식인데, 저온저장 시설을 전폭적으로 확충해 장기간 고품질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특히 식량자급률을 감안한 농지규모를 확보하는 대책에 대한 주문도 강하게 나온다.